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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날의 멋진 문화유적답사   14-11-05 18:27:43
  문혜선   1742

경쟁이 치열한 탓에 대기명단에 이름을 큰딸 친한 친구네 가족과 신청해 놓고 마음속으로 꼭 갈 수 있기를
소망했다. 평소 이이 선생님의 묘가 있는 자운서원을 가고 싶었고 아이들에게 고풍있는
한옥의 멋을 보여 주고,가을날의 멋진 단풍구경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자리가
생겨 소망하던 멋진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야호~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가오고 추워진다는 소리에 겨울 파카와 목폴라티며 우산, 목도리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걱정반 설렘반으로 출발하였다.
오랜만에 만난 큰딸 친구 가족과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다 보니 첫 도착지인 경기도 연천 전곡선사박물관에
도착했다. 그곳에선 때마침 해마다 열리는 연천구석기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드넓은 곳에 다양한 축제가 열렸는데 우리는 함께 소나무로 얽기 설기로 쌓아 구석기 시대의 막집을 만들어 보고 사진도 찍었는데옆에선 코을 자극하는 삼겹살을 장작불에 직접 익혀 먹는 체험이 있었지만 시간관계로 체험을 하지 못해 아이들이 많이 아쉬워했다.

다음 코스는 전곡선사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그 건물이 너무 미래지향적인 스텐렌스
의 재질로 만들어져 차가운 인상을 주고 이곳의 이름과 풍경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물관 안에서 인류의 진화과정과 연천전곡리에서 발견된 중요한 주먹도끼가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주먹도끼 하나로 쓸고 베고 자르고 찍고 긁기까지,다향한 만능칼로 맥가이버 칼이라고 역사 해설가 선생님께서 알려주셨다.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연천 전곡리에서 발견됨으로써 아시아 지역의 선사문화가 유럽,아프리카의 수준에 못미친다는 편견을 깨는 중요한 증거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양한 유인원들을 보며 우리의 인류가 진화론에서 왔는지 창조론에서 왔는지 정확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어찌됐든 우리의 인류는 대단한 존재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점심식사를 한 뒤 다음 여정인 고석정에 도착했다. 고석정은 신라때는 진평왕이 고려때는 충숙왕이 노닐던 곳으로 외로울‘고’자를 써 정자와 고석바위 주변의 계곡을 통틀어 고석정이라 한다. 한탄강의 푸른 물줄기가 주변의 기암괴석과 어울려 멋진 경관을 만들고 있었다. 이곳은 의적 임꺽정이 활동 은거지로 당쟁으로 조정이 어지러울때 힘들게 살아가는 백성들을 위해 지역의 관청이나 양반집을 습격해 재물을 빼앗거나 곡물이 조정으로 운반되는 길목에 성을 쌓고 진상품을 약탈해 서민들에게 나눠주어 불쌍한 백성들을 위로하는 의적으로 남았다고 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왠지 임꺽정에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남의 물건을 빼앗고 약탈한 것은 옳지 않으나 개인의 이익이나 욕심이 아닌, 불쌍하고 어려운 백성들을
위해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도적은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도 임꺽정의 의만큼은 본받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아이들에게 한옥생활의 체험을 경험하게 해주고픈 경기도 연천의 조선왕가 호텔에 도착했다. 고풍스럽고 운치있는 한옥 호텔이었다. 주변경관이 아담하고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이 한옥 호텔은 서울의 있던것을 고스란히 이곳으로 옮겨놓았다고 한다. 망치질이나 못질이 아닌 조립식으로 끼워 맞추기로
원래 모습대로 재현이 가능한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움과 지혜가 엿보여 한옥의 우수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머문곳은 연옥당 5호실! 소박하면서도 기풍이 있는 매력적인 곳이어서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방이었다. 푸짐한 삼겹살 구이를 저녁으로 맛있게 먹고 간단히 휴식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친구네가 가져온 보드게임을 재밌게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경험하지 못한 풍등 체험의 시간을 갖었는데
풍등에 가족들의 소원을 적고 풍등에 불을 붙이고 띄워 보냈다. 풍등은 빛을 발하며 소리없이 멀리 높이 높이 우리들 시야에서 사라져 별빛처럼 영롱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풍등이 200m 높이까지 올라간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웠다. 처음으로 경험한 풍등체험이 아이들의 기억속에 많이 남을 것 같았다.

다음날 뜨끈뜨끈한 방에서 잠을 푹 자고 첫 일정인 재인폭포로 향했다. 재인폭포에는 슬픈전설이 전해지는데
옛날 줄타기를 잘하던 재인이라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부인이 있었는데 ,이 고을 수령이 부인을 탐하여 재인을 죽이자 재인의 부인은 수령의 코를 물고 폭포에서 자결했다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억울하게 죽은 재인과 그 아내가 다음 생애에서 만나면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재인폭포는 다른폭포와는 달리 평지가 움푹 내려앉아 큰 협곡이 생기면서 폭포가 생겼다고 한다. 재인폭포의 특징은 협곡 단면의 형태가 육각기둥의 모양을 하고 있는 주상절리이다. 우리가 갔을 때 는 아쉽게도 폭포의 물줄기가 말라 장엄하게 큰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시원한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우리가 주변에서 접하기 어려운 주상절리의 신기한 육각기둥의 단면도 보고, 화산운동이 지상이 아닌 지하에서 생긴 특이한 자연의 신기함을 몸소 느낄 수 있을뿐 아니라 장대하고 웅장한 재인폭포의 힘을 얻고 가는 기분이었다.

다음코스는 화석정. 개경과 한양이 만나는 임진강이 흐르는 임진나루 바로 위쪽에 화석정이 있다. 화석정이 자리잡은 파주시는 조선중기의 대학자였던 이이가 살았던 곳으로 밤골로 불리기도 했었다고 한다.
원래 고려말의 길재가 벼슬을 버리고 향리에 돌아와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었는데 사후 그를 추모하여 서원을
세웠다고 한다. 화석정에는 씁쓸한 일화가 전해오는데 임란때 선조가 의주로 파천할 당시 억수같은 비로 사방이 칠흙같이 어두울때 신하 이항복이 율곡선생과 제자들이 평소 기둥과 서까래에 기름을 먹여 둔 화석정에 불을 질러 무사히 배로 강을 건넜다고 한다. 백성을 버리고 자신의 안위만을 지키기 위해 파천하는 왕답지 못한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고 선조의 모습이 처량하고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화석정 안에는 율곡 이이선생이 8세때 지운 시가 있었는데 8세때 지은 시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어른스런 풍모가 느껴졌다. 그시를 지을 때 율곡선생은 무슨 생각에 잠겨 있었을까?
화석정 안에서 바라보는 임진강의 모습은 오랜 세월 인고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꿋꿋이 주변 경치와 더불어 유유히 흐르는 듯 했다. 화석정을 뒤로 하고 율곡선생과 율곡선생의 부모님을 모신 묘가 있는 자운서원으로 향했다.
자운서원 입구에는 노란 은행나무와 단풍들이 자신들의 멋을 한 껏 뽐내며 우리를 기다린 듯하다. 꽤나 넓은 곳이었다. 내가 평소 존경하고 내가 추구하는 사상과도 일치하는 이이선생의 묘 앞에 빨리 다다르고 싶어 계단을 총총히 숨가쁘게 올라갔다. 역시 체력이 중요한 것 같다. 이이선생의 묘 앞에 서니 겸허해지는 기분과 이 순간을 소중히 영원히 남기고 싶은 마음에 내 머릿속의 사진기는 찰칵찰칵 소리를 내며 버튼이 계속 눌려지고 있었다. 자운서원에는 이이선생의 묘뿐 아니라 부인과 부모님,형,그의 자식들 묘까지 모두 한자리에 있었다. 그것을 보니 순간 나는 이이선생의 묘가 어느 왕의 무덤보다 부러울 것이 없어보였다. 한 터에 3대의 묘가 한자리에.. 이보다 더 좋은 묘가 있을까? 가족들이 한곳에서 외롭지 않게 함께 있을 수 있다니 이이선생이 살아계시는 동안 덕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어본다. 자운서원안에는 400년이 지난 보호수 2그루가 자운서원과 세월을 함께한 흔적이 보이고,나무라기 보다 신령스럽고 영험한 존재로 느껴져 영겁의 세월을 지켜낸 두 나무가 서로를 의지하며 현세의 우리를 맞고 있는듯 했다. 오래오래 건강히 율곡선생이 계신 이 서원을 잘 지켜주길 바라며 내가 노후가 되어서도 두그루의 나무가 나를기억하고 정겹게 맞아주길 바래본다.
마지막 일정인 용미리 마애석불입상으로 출발. 교과서에서만 봐왔던 마애석불을 용암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흥미진진했다. 가파른 계단길을 조금 오르니 장대하고도 위엄있는 불상이 자애로운 미소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몸통은 화강암 암석으로 비대칭을 이루고 있지만 그몸통위에 목,머리,갓을 얹어놓았다고 한다.
그 큰 불상위에 제대로 된 사다리도 없었을텐테 우리의 옛 조상들은 하나같이 총명하고 지혜롭고 슬기로웠던것 같다. 그분들 덕에 이렇게 멋진 불상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왼쪽의 불상은 원형의 갓을,오른쪽불상은 사각형의 갓을 썼는데 원형은 하늘을 뜻하고 사각은 땅을 뜻하는 것으로 봐 왼쪽은 남자,오른쪽은 여자 불상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너무나 짧은 시간에 많은 여정이 있는 탓으로 각 곳의 정취를 온 몸으로 충분히 느끼고 사색할 수 없었던
진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안전하게 무엇보다 비온다는 날씨의 예측을 깨고 문화유적을 답사하는 데 더없이


좋은 봄날처럼 따뜻하고 청량한 가을날씨를 물씬 느끼게 해주도록 찬란한 날씨를 선물해준 하늘님께 감사드린

다. 또한 답사내내 친절히 귀가 솔깃하도록 최선을 다해 알기쉽게 설명해주신 역사 해설가 선생님께 진심
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 우리의 귀중한 보물인 문화유적을 아끼고 사랑하도록 더욱 역사에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겠다.

끝으로 촉박하게 돌아가는 일정에 다소 아쉬움이 남았지만, 알찬 문화유적답사를 계획하고.끝까지 안전하게
일정을 마치도록 도움주신 남동문화원 관계자분들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한다
고생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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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비와 떠나는 문화유적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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