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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유적과 눈 맞은 가을여행   19-11-21 17:56:53
  이상렬   428

계절은 변함없이 이번에도 11월에 단풍을 탄생시켰다.
화려한 가을단풍과 함께 남동문화원에서는 매년 이맘때면 문화유적탐방을 한다.
나는 마음속 깊이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문화유적탐방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안에는 우리 일행 외에도 문화유적에 관심을 갖고 이번 가을여행에 함께하는 많은 분들이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천의 날씨는 출발선에 선 우리와 헤어지기 싫어 빗물로 1박2일 후 무사귀환을 바라는듯 했다.
잠시 후 문화원에서 준비한 김밥과 음료로 주린 배를 채우자 버스는 헤어짐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부여 무량사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차창밖으로 자연이 그려낸 수많은 가을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찰나, 버스는 무량사에 도착했다.
역사문화해설사님의 정성어린 안내에 한치의 흐트러짐없이 열중하는 내 모습이
마치 유치원생이 유치원에 첫 등원한 첫 시간만 같았다.
진지함에서 잠시 벗어나려는 순간 극락전 앞마당에 우뚝 선 5층석탑의 위엄에
나는 다시 고개를 숙이지 않을수 없었다.
걸음을 옮겨 극락전 뒤편에 자리한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쓴 김시습의 묘는
비록 육신은 흙이 되었지만 혼만은 비석과 함께 꿋꿋이 살아 있어 보였다.
무량사 탐방을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한참 동안 산채비빔밥의 오묘한 맛에 빠져 있었다.
그러자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데가 많아 아쉽지만 이쯤에서 부여와의 이별을 고할 수 밖에 없다며
탐방단을 태운 버스는 전북 군산으로 간다고 자꾸만 보챘다.
얼마 후 근대문화중심도시 군산에 도착했고 근대문화박물관의 전시물들은 해설사님의 명쾌한 소개로
나의 가슴으로 다가와 학창시절 배운 역사의 파편들을 되찾아 다시금 뇌의 한켠에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이후 각자 자유시간이 주어져 나는 동행한 일행들과 함께 지역내 역사를 공감하며
신흥동 일본식가옥, 초원미술관, 이성당빵집등을 방문했다.
이성당에서는 잠시 빵맛에 취해 하마터면 승차시간을 놓칠 뻔했다.
나를 태운 버스는 망설임없이 익산 미륵사지로 향했다.
박물관의 수많은 유물들은 백제인들의 삶을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국내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탑인 9층석탑의 웅장함에 놀랐지만
다른 한편 뭔가 부족하고 허전하고 방치된 느낌속에 복원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첫날의 여행은 이쯤에서 벅찬 쉼표를 찍어야 했다. 그러자
버스는 금방 학교수업을 마친 초등학생마냥 거친 숨소리를 몰아 쉬며 숙소를 향해 내달렸다.
한옥리조트에서 첫날밤을 치룬 나는 2일째 역사문화탐방의 기대로 마음속 시동을 걸자마자
익산 쌍릉을 향해 버스가 앙칼진 시동음을 토해냈다.
이곳은 아직도 역사가 눈을 감고 있는 듯했다.
명확한 기록과 유물이 없다보니 청주한씨 문중과 역사학계의 이견으로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흔적만이 뇌리에 각인되었다.
다음은 이번 여행에 유일하게 현대문화탐방으로 고추장담그기 체험이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사실 내 아내의 이번 문화탐방여행은 고추장담그기 체험에 꾀여 스스로 프로포즈한 상태였다.
4천여개의 항아리들과 얄미우리만큼 아기자기 꾸며진 공원은 상상을 초월했다.
다양한 항아리모델과 때로는 마주보고 때로는 뜨겁게 껴안으며 한창 추억쌓기에 열중인데
실내교육장으로 고추장담그기 체험이 나를 큰소리로 불렸다.
5인1조가 되어 고추장담그기 체험은 시작됐다.
아내와 나는 각자 담근 고추장에 이름표를 붙이고 예쁘게 포장도 했다.
그리고 3개월 후 개봉해서 누구의 고추장이 더 맛있나를 사랑과 추억과 함께 확인해 볼 생각이다.
손수 빚은 매콤한 작품을 한 손에 들고 있는 나를 커피 한잔의 여유로움도 빼앗아 가며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익산 왕궁리 유적지로 버스는 서둘러 안내하기에 바빴다.
나는 어느덧 해설사님의 그림자가 되어 국보로서의 품격을 갖춘 5층석탑과 마주했다.
짧은 만남, 긴 여운을 남긴채 근처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왕궁리 유물의 면면을 감상하며
선조들의 온전한 삶을 이해하려 노력했으나 평소에 알고 있는 나의 역사지식만큼,
딱 그 만큼만 상상이 되었다.
끝으로 1박2일의 여정은 짧았지만 평소 삶속에 갇힌 문화의식을 재생하는데 큰 힘이 되었고
함께한 아내와 일행들과의 귀한 추억들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마음속 통장에 넣어 황금처럼
간직할 것이다.
특히 남동문화원의 직원분들과 해설사님이 정성껏 바리바리 싸 준 1박2일 동안의 귀한 선물보따리는
단풍 든 또 다른 가을이 오면 바로 이 자리에서 곱게 풀어 함께 할 지인들과 나누고 싶다.

역사탐방을 다녀온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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